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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11월 김종진의 인성 가이드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중국 고전에 《안씨 가훈》이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안 씨 집안의 가훈이다. 이 책을 집필한 사람은 중국 남북조 말기 안지추가 자손을 위해 쓴 글이다. 형제끼리 잘 지내는 방법, 자녀 교육법은 물론 후처(後妻)에 관한 문제, 장례를 치루는 방법 등이 있다.

집안 이야기로 볼 수 있는《안씨 가훈》이 고전 반열에 오른 건 꼭 안씨 집안사람이 아니어도 누구나 공감을 주는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문체는 성인의 말씀보다 자상한 아버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이 현대까지 이어졌다는 것은 자손에게 무엇을 남겨야 할지 잘 알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후손에게 물려 줄 지혜는 중국에만 있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의 의성 김씨는 ‘벼슬은 정 2품 이상을 하지 말고, 재물은 300석 이상 가지지 말라’고 했다. 또 경주 최씨 부잣집은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 명문가로서 갖춰야 할 자세와 태도를 남겼다. 우리나라도 중국 못지않게 후손을 위해 무엇을 남길지 고민한 집안과 흔적이 참으로 많다.

 

집 근처에 ‘뿌리공원’이 있다. 뿌리공원은 각 성씨의 기원과 상징을 전시해놓은 공원이다. 뿌리공원 안에는 ‘족보 박물관’이라는 제법 큰 박물관이 있다. 성씨의 기원이나 족보에 관심 있다면 방문해보길 바란다. 자녀에게 “우리 집안의 시조는 누구냐면 말이야”로 시작하기보다 상징이 담긴 조형물과 해석을 보여 주는 게 아이에게 더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이곳에서 매년 축제를 한다. 갈수록 인기가 높아서 찾는 사람이 많아 자부심이 높다. 축제 콘텐츠도 재미있지만, 일 년에 한번이라도 자신의 뿌리를 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갈망도 있다고 생각된다. 자신의 뿌리를 찾는 건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과거보다 약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있다.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 줄 것인가?”

질문에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한 건 어려운 문제면서 진지하게 고민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도 이 질문에 선뜻 답을 내놓지 못한다. 강의를 하고 책을 쓰는 과정이 그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꿈을 향해 의롭게 나아가는 모습이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이다.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 줄 것인가’의 고민은 어떤 어른으로 성장시킬지에 관한 문제이다. 성장과정에서 필요한 정신유산을 주는 일이다. 그런데 어떤 정신유산을 주어야 할까?

 

우리가 배우고, 경제 활동하고, 사랑을 하는 이유는 두말 할 것 없이 ‘행복’을 위해서다. 행복의 기준은 천차만별이기에 행복을 주는 요소를 세분화한다. 그것이 정신 유산의 시초다. 행복은 건강, 사람 관계, 직업 범주에 있다.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힘들다. 모든 걸 100% 채울 수 없지만 균형은 잡을 수 있다. 이 균형 잡힌 삶을 자녀에게 보여준다면 그것이 좋은 정신유산이 된다.

부모가 행복하지 않으면 자녀도 행복하지 않다. 지금 부모부터 행복해지자. 행복의 건너편에는 불행이 있다. 불행의 시작은 비교하는 삶이다. 남과 비교하는 습관부터 내려놓자. 그리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게 무엇이고 어떻게 실천하는지 자녀에게 보여주어라. 그것이 훌륭한 정신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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