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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불성’으로 베스트셀러 등극할 터

‘무한불성’으로 베스트셀러 등극할 터

 

 

대전에서 출발한 열차는 신탄진을 지나면서 차창 밖으로 분설(粉雪)을 보이고 있었다. 작년들어 두 번째 그 존재감을 드러낸 눈은 나에게 있어선 분명 서설(瑞雪)로 보였다.

대저 서설은 상서(祥瑞)롭다 하여 ‘복(福)되고 길(吉)한 일이 일어날 조짐이 있다’고 추론한다. 이윽고 서울역에 도착했다. 지하철 4호선을 탄 뒤 세 번째 정류장인 충무로역에서 내렸다.

한국영화의 메카답게 유명 영화인들의 사진과 지난 시절 영화 포스터들이 충무로 역사 벽을 환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얼마 전 한국영화 ‘성난 황소’를 봤다. 따라서 나 또한 우리 영화의 중흥(中興)에 있어 조금은 밀알 역할을 했지 않았나 싶어 어깨가 뿌듯했다.

충무로역을 나와 서울특별시 중구청까지 걸어간 뒤 그 부근에서 모 출판사 편집국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오셨군요! 제가 곧 나가겠습니다.” 잠시 후 만난 국장님의 뒤를 따라 모 출판사 사무실에 들어섰다.

차를 한 잔 얻어 마신 뒤 드디어 대망의 출판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이어선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48년 전통까지 자랑한다는 맛난 부산 숯불 불고기와 술까지 얻어먹는 융숭한 대접까지 받았다.

늘 그렇게 을(乙)의 ‘처량한’ 신세로 살았던 터였기에 모처럼 맞은 갑(甲)이란 위치로의 ‘격상’은 새삼 많은 걸 음미하게 만들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의 어떤 로망은 자신의 이름으로 된 저서를 출간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험한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출판의 길은 실로 험산준령이다. 우선 작심하고 글을 쓰자면 한 권의 책 분량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그에 맞추자면 최소한 몇 달은 집필에 공을 들여야 된다.

이어선 수정과 교정 작업이 요구된다. 잠시 전 고쳤던 글과 문자, 단어가 그러나 다시 살펴보면 흡사 솟아난 못처럼 불쑥불쑥 돌출된다. 그야말로 미치고 팔딱 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한 고통의 나날을 거친 다음의 난관은 출판사를 만나는 것이다.

한데 그 길은 유명작가가 아닌 경우엔 무수리가 임금의 눈에 띌 가능성처럼 매우 희박한 게 현실이다. 가뜩이나 출판계의 불황이 먹구름처럼 여전한지라 출판사에선 흥행의 가능성부터 따지고 드는 때문이다.

‘이걸 책으로 내면 과연 팔릴까?’와 ‘요즘 독자들의 트렌드에 맞을까?’ 등을 또렷한 자로 재는 것이다. 참으로 많은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지만 도무지 함흥차사였음이 이 같은 주장의 명료한 방증이다.

어쨌든 그러한 숱한 난관을 돌파하고 마침내 제2의 출간을 도모하게 되었다.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며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의 사업가이자 투자가인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 그러면 성공은 자연히 이루어진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좋아하는 일은 누구든지 잘할 수 있다. 내가 잘하는 거라곤 글을 좀 쓸 줄 안다는 것이다. 작년 말 즈음 ‘추사서화예술원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대전시 중구문화원을 찾았다.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선생을 기리며 모인 명불허전의 회원님들 작품이 그야말로 눈이 부셨다. 모든 작품들이 소유욕을 발동시켰으나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문구는 단연 무한불성(無汗不成)이었다.

‘땀을 흘리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 정말이지 이처럼 멋지고 타당한 글이 또 있을까? 출판계약에 의거하여 원고의 최종 마감은 올해 1월 말일까지다.

추사 선생의 모토였던 ‘무한불성’의 의지와 ‘문자향 서권기(文字香 書卷氣)’까지를 가득 담아 반드시 베스트셀러로의 등극을 목표로 주옥같은 작품을 남길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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