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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자장인순 (전)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책을 읽자

장인순 (전)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인간은 교육을 통하지 않고는 인간이 될 수 없는 유일한 존재다.” 철학자 임마뉴엘 칸트의 말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 우는 것과 손가락 빠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태어난다. 아마도 포유류 중에서 가장 무지하고 무능하게 태어나지만, 천만다행이 멍청하게 태어나지 않아 어떤 동물보다 교육의 효과가 대단히 크게 나타난다. 태어나 일 년쯤이면 걷기 시작하면서 시간을 인지하고 말을 배우면서 다섯 살쯤이면 글을 익히고 숫자를 세고, 15세쯤엔 어려운 미분자방정식을 이해하고 풀 만큼 성장한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교육환경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 좋은 교육환경은 전적으로 부모의 몫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어떤 스승이나 친구나 직장동료를 만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바뀌듯이, 좋은 책의 만남 또한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책을 통해서 살아있는 사람 또는 이미 고인이 된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의 심오한 학문 속에서 지식과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언어(글)가 가진 그 생명력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얻는 지식은 물론 기쁨과 감격과 행복을 통해서 존재의 의미와 가치 창조의 발견으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직장인이 일 년에 50권의 책을 읽지 않으면 범죄행위이다.”

휴넷의 창업자인 조영탁 회장의 말이다. 나는 이 분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교육자가 특히 국가 공무원이 일 년에 50권의 책을 읽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하루 적어도 세 끼의 식사를 하면서 적어도 2시간 이상의 시간을 사용할 터인데, 먹는 시간보다는 책을 읽는 시간이 더 많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루 두 시간을 책을 읽으면 일 년에 쉽게 50권을 읽을 수 있다. 하루 세끼 밥을 먹을 시간은 있는데 왜 책을 읽을 시간은 없는 것일까?

인간의 활동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두뇌활동이다. 쉴 새 없이 건강하게 움직이면서 왜? 하는 의문이 드는 두뇌활동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두뇌활동에 필요한 영양소는 책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학문의 fusion 시대에 다양한 책을 접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현대인에게는 필수이다. 그래서 이 시대의 문맹의 정의는 글을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인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라 한다.

나는 원자력인으로 살면서 수많은 국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긴 비행기 여행 중에 어떤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는지를 유심히 관찰한다. 역시 선진국 사람들 손에 책이 많이 들려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책을 가까이하는 국민의 국가들이 선진국이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책을 많이 읽는 국민은 지혜로울 뿐만 아니라 정직하다. 특히 공무원이나 교육자들이 많은 책을 읽으면 지혜와 더불어 정직성으로 무장하게 되어 부정부패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며 선진국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아직도 선진국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모든 부정부패는 권력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독서는 취미와 선택이 아닌 습관이어야 한다.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 대학생의 학적부 취미란에 독서가 많다는 사실이다. 그 뻔뻔함에 어안이 벙벙했었다. 대학생들이 얼마나 책을 읽지 않기에 취미란에 독서라고 쓸 수 있을까? 학생들에게는 독서는 취미도 선택도 아니고 필수가 아닌가?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책을 읽도록 부모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자식에 대한 최고의 부모 사랑이 아니겠는가? 집안에 책이 가득한 서재를 갖는 것, 정기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서점에 가서 책을 사는 것을 생활화하고, 함께 책을 읽는 것, 그리고 아이들이 선택한 책을 보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성장했는지를 알 수 있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대화가 가능하다. 나는 두 딸을 키웠는데 두 딸이 초등학교 때에는 탐정소설이나 위인전을 많이 읽더니,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로맨스 장르를 찾는 것을 보며 아이들의 정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성장하는 모습에 따라 그들과 대화할 수 있었다. 공부하지 않고 책 읽지 않는 부모는 자식들에게 공부하고 책을 읽으라고 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책을 다 읽을 시간이 없으면 책을 만지기라도 하라. 쓰다듬고 쳐다보기라도 하라.” 이 말은 세계 제2차 대전 당시 영국을 이끌었던 윈스톤 처칠 수상이 그의 저서 “폭풍의 한 가운데”에서 한 말이다. 국가의 존폐 여부가 달린 전쟁 중에서도 국민에게 책을 읽도록 권유한 처칠 수상의 위대성을 발견할 수 있다. 모든 인간은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움을 부딪치게 된다. 우리의 삶이 어렵고 힘들수록 불평하거나 낙담하지 말고 책을 읽은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시를 읽고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스트레스를 해소해줌과 동시에 집중력을 증가시켜 문제를 풀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나는 힘든 유학 중 영시(road not taken)를 읽으면서 많은 용기를 얻었다. 책과 함께하는 삶은 비록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하더라도 가장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류가 기록의 문화를 이루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약 1억 6천만권의 책을 출판했다고 한다. 이 많은 책 중에서 우리가 평생 읽을 수 있는 책이 몇 권이나 될까? 열심히 책을 읽자. is.chang@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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