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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사랑 나의 첫 상처

나의 첫사랑 나의 첫 상처

 

어느 초등학교에서 3월 입학 후 초기 적응을 마친 아동들에게 가족화를 그려보게 하였다. 예쁜 어항의 밑그림위에 가족들을 물고기처럼 상상하여 그려보는 시간.. 모두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엉성한 그림이 한 시간 후에 완성되었다. 아빠 엄마와 형제자매들이 울긋불긋한 색깔과 하트 모양을 담아내는 대부분의 그림들 가운데 유독 2점이 눈이 들어왔다 . 어항임에도 불구하고 티에노사우르스라는 공룡을 담아낸 어항속의 그림. 공룡이 아버지냐고 묻는 질문에 순진하고 귀여운 눈망울로 “나예요. 티에노사우르스가 되어 엄마를 지키는 수호신이 될거예요. 아빠를 이기는 사람이 될 거예요”라고 당당히 말하는 8살 꼬마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울컥해 진다. '폭군 도마뱀‘이며 역사상 가장 덩치가 컸던 육식공룡으로 인정받고 있는 티에노사우르스 ....

친구들의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에 눈물을 흘리고 불쑥 주먹을 쥐며 소리를 지르는 아이의 속마음이 느껴진다. 병적인 자기애는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데에서 시작해서 결국 나를 지키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경계심속에서 방어막을 쌓은 아이는 첫사랑에게서 첫 상처를 참 많이도 받았나 보다.

 

교사는 가만히 행동을 관찰해본다. 친구를 사귀는 것도 서툴다. 무조건 주먹이 나가고 무조건 울면서 해결하려 하고 무조건 달려와 교사에게 일러주기 바쁘다. 이 세상에 나를 보호해주는 존재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

 

유독 불록상자로 로봇을 만들고 부수고를 반복한다. 늘 혼자서...... 둘이 놀이하는 공간을 만들고 둘이 로봇을 만들게 하였다. 둘이 놀면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친구와의 친밀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진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내 편이 한사람이라고 있음을 알게 해 주고 싶다. 그리고 아름다운 마음도 갖길 바라며 5월의 햇살을 느껴보는 시간을 주고 싶어진다. 5월은 푸르르다. 가슴이 벅찰 만큼 멋있고 푸르르다

 

좋은 부모는 아이를 다치지 않게 보살펴 주고 그가 가는 방향이 어디는 넘어지지 않게 봐주고 필요한 것을 공급라고 잘못한 길을 가면 틀렸음을 지적하고 계속해서 잘못한 행동을 하면 따끔하게 혼을 내서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사랑과 훈육과 함께 해야 한다.

 

지천명에 들어선 필자의 엄마가 그리워진다. 무뚝뚝하고 투박한 손을 가졌던 가난한 시골의 아낙네. 6.25전쟁으로 중학생의 길을 중단해야 했던 엄마는 여자도 당당히 살아야 하며 그 첫 번째로 당당하려면 당당한 직업을 가지는 것이라고 수시로 세뇌를 시키며 현실에 좌절하는 딸들의 뒷방구석에서도 좌절하는 뒷마당 담벼락에도 조용히 지켜보시던 엄마는 나에게 첫사랑이었다. 그리고 큰딸은 언제나 어른스럽고 양보해야 한다면서 동생의 잘못도 언니기에 혼나야한다며 마루를 닦으라는 벌을 주신 엄마는 내게 첫 상처를 주신 분이시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언제나 화가 나면 청소부터 하며 씩씩되는 나를 본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온 세상이다.

아이들이게 부모는 온 사랑이다.

해줄 수 있는 부모의 가장 큰 선물은

행복한 부모의 모습이다.

 

해줄 수 있는 부모의 가장 큰 선물은

당당함이다.

들려 줄 수 있는 가장 큰 단어는

너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내면 성장의 기초가 되는 아이가 성장을 멈춰버린 그 사건, 그 시간 축은 인간관계에 기본이 된다. 내상을 입고 성장이 멈추게도 하는 부모의 역할은 삶에서의 성장의 동력을 얻게도 하고 상실하게도 한다.

나의 첫사랑인 부모님이 무척 그리워지는 눈이 푸르도록 아름다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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